박주영(24ㆍAS 모나코)이 시원한 득점포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을 열어 젖혔다.
박주영은 7일 오전 1시15분(이하 한국시간) 두바이 알막툼경기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6차전에서 전반 8분 통쾌한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박주영의 결승골에 이어 전반 37분 기성용(21ㆍ서울)의 추가골로 2-0으로 승리하며 4승2무(승점 14)로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 2위를 확보,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브라질(18회), 독일(14회), 이탈리아(12회), 아르헨티나(9회), 스페인(8회)에 이어 여섯번째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마지막 고비를 넘는 결승포는 박주영의 발에서 뿜어져 나왔다.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박주영은 전반 8분 이청용(21ㆍ서울)의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가슴으로 떨군 후 넘어지며 오른발 슛, UAE 골 네트를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가 미처 손쓸 틈이 없을 정도로 빠른 터치가 돋보이는 감각적인 골이었다.
박주영 개인은 물론 '허정무호'에도 의미가 각별한 득점포다. 박주영은 4년 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막바지 고비에서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우뚝 솟았다. 박주영은 2005년 6월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경기(1-1)에서 후반 종료 직전 천금의 동점골을 뽑아냈고, 쿠웨이트 원정경기(4-0)에서 결승골을 터트리고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맹활약으로 본선 직행을 이끌었다.
그러나 박주영은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을 고비로 '정체기'에 빠져 들었고 높은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좀처럼 펼치지 못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프랑스리그 진출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고 데뷔 시즌 31경기에서 5골5도움을 올리며 잠재력을 확인한데 이어 한국 축구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큰 디딤돌이 됐다.
'골잡이 부재' 논란에 시달려온 '허정무호'에도 박주영의 부활은 반갑기 짝이 없는 소식이다. 허 감독은 지난 4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황선홍 같은 골잡이가 아쉽다'고 토로했지만 박주영이 과거 한국축구에 '신드롬'을 몰고 왔을 때 같은 결정력을 보여준다면 더 이상 '스트라이커 부재'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박주영이 남아공행 축포의 여세를 몰아 사우디아라비아(10일), 이란(17일 오후 8시ㆍ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골폭죽을 터트리며 '천재'의 완벽한 부활을 알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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