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4개 계열사를 특수목적회사(SPC)에 매각하는 방식의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았다. 2007년 미국의 건설장비업체 밥캣 인수와 관련,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증폭되고 있는 유동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포석이다.
두산그룹은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주사인 ㈜두산이 설립한 DIP 홀딩스와 미래에셋사모투자펀드ㆍIMM 프라이빗에퀴티 합작사인 오딘 홀딩스에 4개 계열사 지분을 총 7,8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산이 2,800억원을 투자한 DIP 홀딩스는 4개 계열사 지분의 51%를, 미래에셋 등이 2,700억원을 넣은 오딘 홀딩스는 나머지 49%를 각각 보유한다. 때문에 두산그룹은 4개 계열사를 매각한 뒤에도 SPC를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DIP와 오딘 홀딩스는 향후 5년 내 지분을 모두 매각할 방침이다.
이상하 ㈜두산 전무는 "현금 확보와 경영권 유지는 물론, 향후 계열사 가치가 오르게 되면 SPC가 계열사를 최종 매각하는 시점에 추가 수익도 챙길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과 재무적 투자자들은 4개 계열사 실사를 마무리했으며, 이달 말까지 매각 절차와 자금 정산을 끝낸다는 방침이다.
매각 계열사는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방산업체 두산DST(지분 100%ㆍ4,400억원)와 한국우주항공(KAIㆍ지분 20.4%ㆍ1,900억원) 등 2개사, 그리고 ㈜두산 자회사인 삼화왕관 병마개 사업부문(지분 51%ㆍ400억원)과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 운영업체 SRS(지분 100%ㆍ1,100억원) 등 2개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여기서 나온 매각대금(6,300억원)과 내부 유보금으로 밥캣에 총 7억2,000만달러(약 8,800억원)를 증자 형식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동성 확보를 통해 채권단과 밥캣 인수자금 대출조건을 완화할 수 있게 됐으며, 앞으로 유동성 부족 논란이 다시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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