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일 개최한 연찬회에서 강경보수 성향의 초청강사가 '북한 핵실험 도발과 우리의 대응책'이라는 강연주제와는 무관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객이 실제보다 부풀려 졌다는 등 엉뚱한 주장을 내놓아 의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등 논란이 됐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은 강연을 시작하면서 대뜸 "내가 잘 아는 분이 전국에서 수백만 명이 조문했다는 얘기를 듣고 도대체 이게 무슨 현상인가 싶어 덕수궁 담 옆에 의자를 놓고 이틀에 걸쳐 하루 4시간씩 치밀하게 봤다"고 운을 뗐다. 송 소장은 이어 "검은 옷 입은 한 사람이 한바퀴 돌고 또 돌고 해서 5번씩 돌더라. 지 애미 애비가 돌아가셨어도 그렇게 할까라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봉하마을에 하루에 20만 명이 왔다는데 40인용 버스로 따지면 5,000대가 오는 것"이라며 "작은 골짜기가 어떻게 되겠냐"고도 했다.
송 소장은 "(대한문 앞) 벽보에 '지난번 쇠고기 촛불 때 조금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밀어붙였으면 넘어갈 수 있었는데 그때 치밀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치밀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도 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이 "강의 내용과 다른 얘기를 하지 마세요"라고 항의했지만 송 소장은 "내가 강사다. 일단 초청했으니 끝까지 들어 봐라"며 발언을 계속했다.
송 소장은 본 강의에서도 거침없이 민감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남남갈등이 있는데 한쪽 주장은 한국을 위한 게 맞는데 한쪽 주장은 북한을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주장하면 남쪽 앵무새가 따라 한다"고 했다.
강연이 끝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경 보수인사를 강사로 섭외한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연찬회 사회를 맡은 신지호 원내부대표도 강연 종료 후 "송 소장의 강연 내용은 학자로서 개인 견해이고 공식당론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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