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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2선 후퇴" 선언은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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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2선 후퇴" 선언은 했지만…

입력
2009.06.0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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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3일 사실상의 정치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의 초점이 되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는 상황을 마감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그가 의원직을 유지하는 한 '형님'의 존재감은 여전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자청, "앞으로 당과 당무, 정치현안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대통령의 친ㆍ인척으로서 더욱 엄격하게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포항 지역구 국회의원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서 경제와 자원외교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영일대군'이니 '만사형통'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라며 "이로 인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또 자신 때문에 친이 친박 갈등이 심화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항변했다.

이 의원은 앞서 정두언 이춘식 김영우 의원 등 친이 직계인 안국포럼 출신 의원 6명과 조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의 이 같은 결심은 최근의 정국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최측근인 정종복 전 의원의 4ㆍ29재보선 낙선,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의 '보이지 않는 손' 논란 등으로 최근 들어 입지가 위축됐고, 일부 친이 소장파들이 당의 전면 쇄신 차원에서 용퇴론까지 거론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당 안팎의 분위기를 감안해 떠밀려 나가는 대신, 공세적으로 상황을 수습하는 쪽을 택한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인지 그의 정치 불관여 선언을 "일단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것"(한 수도권 의원)이라거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한 친이계 의원)라고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민본21 소속 한 의원은 "이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고 그의 측근들이 건재한 한 '그림자 정치'의 위력은 여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장다사로 청와대 민정1비서관, 김주성 국정원 기조실장 등 당ㆍ정ㆍ청 핵심라인에 대한 이 의원의 영향력은 그대로일 것이란 의미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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