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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20돌… 중국 본토는 고요 속 긴장·홍콩선 15만명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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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20돌… 중국 본토는 고요 속 긴장·홍콩선 15만명 촛불집회

입력
2009.06.0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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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20주년을 맞은 4일 사건의 현장인 베이징(北京) 톈안먼 광장은 여느 때처럼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평소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쓰촨(四川)성에서 온 왕(王)모씨는 "광장에 관광객보다 군인, 공안이 더 많다"며 "왜 이렇게 삼엄한 경비를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광둥(廣東)성에서 온 하이쥔씨는 "오늘이 어떤 날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톈안먼 광장에는 사방을 에워싼 군인과 공안, 사복 경찰이 보안과 경계를 강화하면서 긴장이 감돌았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철통 경비가 펼쳐졌다. 관광객과 시민들은 엑스레이 보안 검색대를 거쳐야만 광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20~30명의 군인들은 한 조를 이뤄 광장 주변을 쉴새 없이 돌았다. 광장 외곽에는 약 10m 간격으로 군인 두 명씩 짝을 지어 보초를 섰고, 공안들은 검색대가 마련된 광장 모퉁이에서 시민들의 신분증과 소지품 검사에 바빴다.

외국인 관광객 2명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가로 저었다. 대학졸업반 띵단야(丁丹雅ㆍ24)씨는 삼엄한 경비에 불만을 표시하며 "젊은 세대에게 '6ㆍ4'는 진실 규명이 필요한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정부에 대한 반감과 현실적인 저항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징 시내 곳곳의 분위기도 톈안먼 광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년 전 유혈진압에 반대하다 권좌에서 쫓겨난 자오쯔양(趙紫陽ㆍ2005년 사망) 전 공산당 총서기의 자택에도 경비가 강화됐다. 자택이 위치한 왕푸징(王府井) 푸창후퉁(富强胡同) 골목 부근에는 아침 일찍부터 보안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공안들은 지식인들이 자주 모이는 베이징대 주변 유명서점과 카페 등을 순찰하며 조화나 양초 등을 철거했다. 앞서 공안당국은 반체제 인사들을 가택에 연금하는 한편 민주화 시위에 관한 논의를 막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 6,000여곳의 접속을 차단했다.

그러나 홍콩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64시간 농성에 들어간 홍콩 대학생들은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10만여명이 촛불집회를 열었다.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연대(지련회)'주도로 열린 촛불집회는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중국 정부에 대해 톈안먼 민주화운동 재평가와 관련자 복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지련회 관계자는 "세월이 흘러도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0년 전 희생되거나 실종된 이들의 명단 공개를 중국 정부에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근거 없는 주장은 국제법 등을 위반한 것이고 내정을 간섭하려는 것"이라며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의 뜻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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