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를 준비 중인 장거리 미사일의 실체와 발사 시기 및 장소 등을 둘러싸고 의문점들이 여전하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공장에서 꺼내 미사일 발사 기지로 옮겼다는 사실 외에는 모두 베일에 가려 있는 상황이다.
이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정부 당국자들의 언급과 달리 아직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없다. 먼저 4월 5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서 발사한 미사일과 비슷한 것으로 파악된 만큼 장거리 미사일로 판단된다는 지적이 많다. 당시 북한이 '인공위성'임을 주장하며 쏘아올린 장거리 로켓은 약 3,200㎞를 날았다.
ICBM은 사거리 5,500㎞ 이상을 의미한다. 북한이 4월 발사한 미사일,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같은 급의 미사일 3,4기를 제작했다는 설이 나오는 것도 이 미사일이 ICBM보다는 장거리 미사일에 가깝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우리 정부와 달리 미국 정부나 언론은 대부분 장거리 미사일로 표현하고 있다.
발사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도 여러 추측들만 나오고 있다. 우선 장거리 미사일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새 미사일 기지로 옮겨진 만큼 그 곳에서 발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게 합리적이다. 그래도 의문점은 가시지 않는다.
동창리 기지가 거의 완공됐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곧바로 발사할 수 있을 정도의 시험운용을 거치지 않아 북한으로서도 발사를 감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동창리에서 미사일 추진체의 조립 작업을 하고 실제 발사는 기존 무수단리 기지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발사 장소는 발사 시기 문제와도 연결된다. 동창리 기지의 완공이 조만간 이뤄진다 해도 새 기지에서 점검하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다면 실제 발사는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무수단리 기지를 택한다 해도 미사일을 다시 이동해야 하는 탓에 그만큼 지연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 전망하고 있는 한미 정상회담(16일) 전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최근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1,2개월 뒤 발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무수단리와 동창리 가운데 어느 쪽 발사 시설을 사용할지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함께 중거리 미사일 3,4기를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는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는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당시 중ㆍ단거리 미사일 6발을 동시에 쏘아올린 것처럼 위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사거리 1,300㎞의 노동 미사일을 넘어서는 미사일의 직접 타격권에 들기 때문에 심각한 위협으로 느낄 수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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