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22)은 경기 전 "왜 하필 (봉)중근이 형이냐"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 시즌 딱 한번 대결했는데 내가 졌다"는 푸념도 곁들였다. 지난해 5월11일 대전 경기에서 류현진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8과3분의1이닝 1실점으로 더 잘 던진 봉중근이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류현진이 웃었다. 류현진은 4일 잠실구장에 열린 '좌완 특급'간의 맞대결에서 올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4-0 완봉승을 거뒀다. 개인통산 네 번째 완봉승이자, 올시즌엔 8개 구단을 통틀어 장원준(롯데)에 이어 두 번째.
9이닝 5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팀 타율 1위의 LG 타선을 봉쇄한 류현진은 시즌 7승(2패)째를 올리며 다승 선두 김광현(8승ㆍSK)을 바짝 쫓았다. 또 탈삼진도 6개를 곁들이며 고효준(69개ㆍSK)에 이어 이 부문 2위(66개)로 올라섰다. 올시즌 구위 저하로 승수에 비해 평균자책점이 높아 체면을 구겼던 류현진은 이날 장기인 오른쪽 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최고 152㎞의 강속구를 뿌리며 '괴물'의 귀환을 알렸다.
류현진의 호투를 등에 업은 한화는 3회 8번 최진행의 결승 중월 솔로포와 4회 5번 이범호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승기를 잡았고, 8회 7번 송광민의 2타점 2루타로 쐐기를 박았다. 3연전을 독식한 한화는 시즌 20승(26패) 고지에 오르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LG는 6연패 늪에 빠졌다. 봉중근도 솔로홈런 두 방을 허용한 것 외에는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또 다시 타선 불발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4연패로 시즌 7패(3승)째.
인천에서는 홈런 두 방 포함, 혼자서 5타점을 올린 홍성흔의 맹타를 앞세운 롯데가 SK를 9-4로 꺾고 최근 6연패, 문학구장 9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지난해 5월25일 이후 무려 1년 12일 만에 문학구장에서 승리를 챙기는 기쁨을 맛봤다. SK는 올시즌 6번째로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산은 광주에서 이원석(5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활약에 힘입어 KIA를 5-4로 눌렀고, 삼성은 대구에서 9회말 이영욱의 끝내기 안타로 히어로즈에 6-5 승리를 거두고 주중 3연전을 독식했다. 히어로즈는 6연승 후 3연패.
성환희 기자
인천=허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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