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암 치료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부담하는 경제적 비용이 14조원을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75%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단 김성경ㆍ김진희 박사팀이 2일 대한예방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한 '암의 경제적 비용부담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현재 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국내 암 환자는 모두 47만3,135명이며,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지출한 비용은 14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진료비 등 순수하게 치료에 드는 직접의료비만 2조2,000억원에 달했고, 교통비와 간병비 등 직접비(非)의료비가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간접비용으로는 암 환자의 조기 사망에 따른 조기사망 손실액이 7조4,000억원, 치료로 인한 근로시간 감소와 직업 상실 등 이환손실액이 3조2,000억원으로 계산됐다.
조기사망 손실액은 환자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69세까지 벌어들였을 소득을 추정한 것이다. 이밖에 보호자의 시간손실 비용이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암 치료에 따른 경제적 비용은 2002년(11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2조7,000억원(23.7%)이나 급증했고, GDP 대비로는 2002년 1.72%에서 2005년 1.75%로 높아졌다.
암 종류별 경제적비용은 간암이 2조4,6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위암(2조4,000억원), 폐암(1조6,600억원), 대장암(1조3,800억원), 유방암(9,7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와 함께 암 환자 1인당 경제적 비용부담은 2,970만원으로 조사됐다. 암 환자 1인당 비용부담이 가장 큰 암은 백혈병으로 6,700만원에 달했고, 간암(6,620만원), 췌장암(6,37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성경 박사는 "앞으로 암과 관련한 경제적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적극적인 암 예방사업과 암 조기검진사업을 통해 비용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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