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北 잇단 도발 움직임/ 北 '억류 여기자 재판' 극적효과 노리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北 잇단 도발 움직임/ 北 '억류 여기자 재판' 극적효과 노리나

입력
2009.06.05 06:53
0 0

북한은 3월 17일 이후 억류해 온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한 재판을 4일 실시했으나 결과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1시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는 이미 기소된 범죄 행위에 따라 미국 기자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ㆍ한국계)의 재판을 4일 오후 3시 시작하게 된다"고 짧게 보도했다.

재판 결과는 앞으로 북미 관계가 대화 분위기로 접어 드느냐, 계속 강 대 강의 대치 구도로 가느냐에 영향을 미칠 변수라 세계적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밤 늦게까지 재판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재판 절차상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북한에 쏠린 관심을 더 고조시켜 극적인 효과를 내려는 의도적 뜸들이기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20일 전 재판 날짜를 사전 예고한 데 이어 이날 재판 시간까지 이례적으로 미리 공개한 것은 '여기자 카드'의 정치적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목적은 북미 정상화를 위한 북미 대화 재개다. 때문에 북한은 2차 핵 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무력 시위를 하면서도 여기자 문제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해 왔다. 5월 25일 2차 핵 실험을 실시한 바로 다음날 여기자들이 미국의 가족들과 전화 통화할 수 있게 하는 등 긍정적 신호도 보냈다.

북한은 여기자들의 '적대 행위'와 '불법 입국' 혐의를 확정했다고 발표한 만큼 중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조선민족적대죄나 간첩죄를 적용하면 5~10년 이상 노동교화형, 정상이 무거우면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지고, 비법 국경 출입죄를 적용하면 2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정상이 무거우면 3년 이하의 노동 교화형이 내려진다. 북한 최고 법원인 중앙재판소가 재판을 진행하기 때문에 단심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북한 형법에 따르면 재판 기록을 넘긴 뒤 한 달 안에 재판을 끝내게 돼 있다.

북한은 중형이 나오더라도 형을 실제 집행하지 않고 여기자들을 추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은 추방 시기와 모양새에 대해서도 고도의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형을 확정한 뒤 바로 추방하겠다고 발표하는 '선물'을 줄 경우 북미 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윤활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형 확정만 하고 추방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경색 국면이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미국 고위급 인사가 방북해 상황을 정리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의 경우에도 여기자의 신병을 인도할 특사가 방북할 가능성이 크다. 추방 시기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16일 전후가 거론되고, 특사로는 여기자들의 소속 회사인 커런트TV 설립자인 앨 고어 전 부통령,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별대표 등의 이름이 나온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