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시멘트로 덮여 있던 경복궁 남쪽 담장이 옛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광화문 복원공사를 위해 3월부터 진행해온 광화문 서쪽 궁장(宮牆ㆍ궁궐 담장) 발굴 조사를 마무리, 지난해 동쪽 궁장 조사에 이어 경복궁 남쪽 담장 발굴을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문화재청이 공개한 서쪽 궁장의 흔적은 길이 180m, 너비 3.3m, 잔존 높이 1.7m 규모로 광화문부터 서십자각 터까지 뻗어 있다. 문화재청은 "태조 때 축조된 기초 위에 고종 때 중건된 궁장 기초석이 덧대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궁장은 일제시대에 허물어지고 흙으로 덮였으며 일제는 새 담장을 본래 궁장으로부터 약 7m 가량 떨어진 남쪽에 세웠다.
문화재청은 "일제가 경복궁 경내에 조선총독부 등 여러 건물을 세우면서 공간 확보를 위해 옛 궁장을 허물고 경복궁을 넓혔을 가능성이 있다"며 "광화문을 일제의 신사가 있던 남산 방향(남동쪽)으로 틀면서 서쪽 담장이 남쪽으로 당겨졌을 수도 있는데, 정확한 이유는 연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궁장 흔적과 함께 경복궁 안(북쪽)에서 밖(남쪽)으로 흐르도록 시설된 어구(御溝ㆍ궁궐 배수로)의 잔해도 발굴해 공개했다. 어구는 길이 15m, 폭 2.5m, 잔존 높이 1.2~2.5m 규모로 벽면과 바닥 모두 길게 다듬은 장대석으로 만들어졌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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