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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같은 '클린룸 농장' 일본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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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같은 '클린룸 농장' 일본서 화제

입력
2009.06.0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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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재배형 재래 농업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안전한 농산물 공급이나 물 부족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첨단 기술 도입이 시도될 것입니다. 완전제어형 식물공장은 그런 방향으로 진화하는 농업의 한가지 모습입니다."

도쿄(東京) 북동부와 접한 지바(千葉)현 마쓰다(松戶)시 고코(五香). 이곳에서 70㎡가 채 안 되는 야채 수경 재배장을 운영하는 시마무라 시게하루(嶋村茂治ㆍ37ㆍ사진)씨의 '클린 룸' 농법이 일본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흙 없이 배양액으로 식물을 기르는 수경재배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다. 시마무라씨가 5년 전 설립한 ㈜미라이의 '클린 룸'이 색다른 건 좁은 공간을 최대로 활용한 책장형의 재배장과 완전 인공조명, 그리고 농약이 필요 없는 무균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공장을 방불케하는 완전밀폐형 제어 때문이다.

약 2.7m 길이 선반을 여러 단 갖춘 책장 모양의 시설에서는 같은 면적의 노지재배에 비해 40~50배 수확이 가능하다. 폐쇄식 배양액 순환시스템, 이산화탄소를 조절하고 온도를 유지하는 공조 시스템 등으로 노지의 절반에 불과한 한달 남짓에 상추 재배를 끝낼 수 있다. 출입을 통제해 멸균복을 입고 작업하기 때문에 벌레가 생길 일도 농약을 칠 필요도 없다. 생산된 상추, 허브, 파슬리, 바질 등의 야채를 그만큼 안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학생 시절 박람회에서 수경재배시설을 보고 받은 충격을 야채공장 사업으로 연결시킨 시게무라씨의 노력은 지난해 5월 일본 남극기지가 그의 방식과 조언대로 야채 생산을 개시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공장에서 생산된 야채는 노지 야채보다 아직 평균 2배 정도 비싼 게 흠이지만 "노지 야채가 식용과정에서 절반 정도 쓰레기가 되는 걸 감안하면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기상변화와 무관하게 일정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야채를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지난달 초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까지 방문하는 등 일본 정부도 이 같은 '미래형 농업'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야채공장의 초기 설비 부담을 덜기 위해 농림수산성은 설비비의 절반 정도를 지원하는 정책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3년 안에 생산비용을 30% 줄이고 현재 일본 국내에 49개소인 야채공장을 3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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