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1위ㆍ스페인)이 프랑스오픈에서 고개를 떨군 반면 '클레이코트의 2인자' 로저 페더러(2위ㆍ스위스)는 웃었다.
나달은 롤랑가로스의 적황색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 2005년 첫 출전한 뒤 단 한 경기도 지지 않고 31번을 내리 이겼다. 31번을 승리하기 위해서 93개의 세트를 가져와야 했던 그가 그 동안 상대에게 내준 세트는 단 7개. 2005년 이후 클레이코트 승률이 96.8%(150승5패)에 달했던 나달이 생애 첫 프랑스오픈 패배를 기록했다.
나달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4회전에서 로빈 소더링(25위ㆍ스웨덴)에 1-3(2-6 7-6 4-6 6-7)으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나달은 프랑스오픈 최다 연승 기록을 31경기에서 마감했다. 또한 사상 첫 프랑스오픈 5연패 도전 역시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나달은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4세트 첫 두 게임을 내리 따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소더링에게 내리 두 게임을 내줬고, 결국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한 뒤 2-7로 일방적으로 밀리며 허무한 패배를 당했다. 소더링은 개인 최고랭킹이 15위였던 선수. 이전까지 나달과 세 번 만나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나달은 "받아들여야만 한다. 승리를 받아들였듯이 조용히 패배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소더링은 니콜라이 다비덴코(11위러시아)와 8강에서 격돌한다.
프랑스오픈과 인연이 없었던 로저 페더러(2위ㆍ스위스)는 나달의 중도 탈락으로 대회 사상 첫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페더러는 2006년부터 3년 연속 이 대회 결승에 진출해 나달에게 발목이 잡히며 준우승에 그쳤다. 페더러는 이날 열린 16강전에서 무서운 뒷심으로 토미 하스(63위ㆍ독일)에 3-2(6-7 5-7 6-4 6-0 6-2)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그랜드슬램 통산 13회 우승 경력 중 프랑스오픈만 빠져있었던 페더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번 대회에서는 나달과 노박 조코비치(4위ㆍ세르비아) 등 강호들이 잇따라 4회전에서 탈락해 페더러의 우승 전선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아나 이바노비치(8위ㆍ세르비아)가 빅토리아 아자렌카(9위ㆍ벨라루스)와 4회전에서 0-2(2-6 3-6)로 져 대회 2연패가 무산됐다. 아자렌카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이바노비치에 져 준우승에 그쳤던 디나라 사피나(1위ㆍ러시아)와 8강전을 치른다.
마리아 샤라포바(102위러시아)는 리나(25위중국)를 2-1(6-4 0-6 6-4)로 꺾고 8강에 진출, 도미니카 시불코바(19위슬로바키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허재원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