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성공하려면 4대강 본류보다 지류(支流)의 수질 개선이 우선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산강을 제외한 4대강 본류의 수질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과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생명의 강 연구단'은 1일 서울대 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낙동강, 영산강, 금강, 한강 등 4대강의 수질과 유속, 수심, 퇴적물 등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낙동강은 대구의 금호강과 진천천이 유입되는 지점에서 악취가 나는 등 오염이 가장 심했고 영산강도 광주천, 영암천, 삼포천 등 지천이 유입되는 지역에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5.0ppm에 달하는 등 수질이 열악했다.
금강은 논산천, 미호천, 갑천 등 본류에 유입되는 지천이 주요 오염원이었으며 특히 논산천 합류 인근 하천바닥은 용존산소량(DO)이 0.9ppm으로 물고기가 살 수 없는 무산소 상태였다. 한강도 섬강을 비롯해 주요 지천 합류 지점인 두물머리, 경안천 하류부 등의 오염도가 높았다.
연구단은 영산강을 제외한 4대강 본류의 수질은 하구둑 인근과 주요 지천 유입 지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2급수로 식수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낙동강 본류의 BOD는 2~3ppm으로 관측됐고 0.82ppm까지 낮은 경우도 있었다. 금강도 BOD값이 1.3~4.5ppm의 범위 내에 있었고 한강은 4대강 중 수질상태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단은 "오염된 지천을 방치한 채 본류의 수질을 개선한다는 것은 예산 낭비의 우려가 크고 하천 수질 개선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구단은 또 "둑이나 보가 설치된 곳에서 물의 흐름이 정체돼 수질 악화는 물론 하천생태계를 황폐화시킨 사례도 발견됐다"며 "보와 댐을 건설해 물의 흐름을 끊고 자연정화기능을 가진 하천 모래밭을 준설하는 것은 4대강을 살리는 사업이 아니라 4대강을 죽이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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