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둔화세를 나타냈던 수출 감소폭이 다시 커졌다. 거의 유일하게 성장세가 이어지며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선박의 수출 증가율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5월 호실적과 비교할 때 일어나는 기저효과 때문으로 다음달엔 다시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정부 입장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3% 줄어든 282억2,500만달러, 수입은 40.4%나 감소한 230억7,5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5월 무역수지 흑자폭은 5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올들어 지난 5개월간 무역수지, 수출입차는 144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증감률은 1월 –34.2%를 기록한 뒤 4월 –19.6%까지 둔화하며 최악의 상황을 지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으나 지난달 다시 –28.3%로 감소폭이 커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수출액도 4월에는 300억달러를 넘겼으나 지난달엔 다시 3월(280억달러)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특히 그 동안 다른 모든 품목이 수출 감소세로 돌아선 뒤에도 꿋꿋하게 성장세를 이어갔던 선박 수출도 전년동기대비 –16.7%를 기록,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5월 수출이 예상에 못 미쳤던 것은 무엇보다 작년 5월 호황에 따른 기저 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수출은 29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9%나 증가한 바 있다. 또 올 5월 1~5일 집단 휴무를 실시한 공장이 많아 조업일수가 작년에 비해 줄어든 영향도 적잖다. 선박의 경우도 지난해 5월중 대형선박의 수출이 워낙 컸던 영향이 크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출 감소폭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실제로 일 평균 수출액은 4월 12억7,000만달러에서 5월 12억8,000만달러로 늘어, 증가기조가 변하지 않았다. 일 평균 수입액도 3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6월엔 다시 수출 감소폭이 줄어들며 회복세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역수지 흑자 폭은 앞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원ㆍ달러 환율이 강세로 돌아섰고, 최근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출 뿐 아니라 앞으로 발표될 산업활동지수 등 다른 경제 지표들도 지난해의 기저 효과 영향으로 예상보다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최근 북핵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노동계 동향도 심상치 않은 데다 유가 및 원화 강세 현상 등도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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