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 취임 후 처음 중동 순방길에 오르면서 중동 평화 진전 여부에 대한 무슬림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왕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이집트를 거쳐 독일과 프랑스를 잇따라 방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프랑스에서는 노르망디상륙작전 65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하지만 무슬림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행사는 4일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서 예정된 오바마의 대 아랍권 연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취임 당시 공약한 ‘상호 이익과 상호 존중’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악화된 무슬림과 미국의 관계 개선을 도모할 예정이다. 부시 정권은 중동 평화 정착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무슬림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
백악관은 30일 “이슬람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은 취임식 당시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무슬림 극단주의자를 향해 “당신들이 주먹을 펴기만 하면 미국은 손을 내밀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4월 터키 방문에서는 “(미국은) 무슬림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달 레바논 총선과 이란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는 중도적 의견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대 이하의 결과를 예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이-팔 평화협정, 레바논 시리아 등 중동 평화를 위해 이번 주 중 조지 미첼 중동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미 고위급 관계자의 시리아 방문은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은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배후로 시리아를 지목하며 외교 단절을 선언했었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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