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얼룩진 20세기의 기억을 통해 현대의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를 조명하는 학술대회 '전쟁과 기억'이 3~5일 연세대에서 열린다.
연세대와 미국 워싱턴대 인문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는 삶과 평화의 진정한 의미를 다양한 층위에서 분석, 군사적 충돌뿐 아니라 문화 간 갈등 등 세계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성찰하는 것이 목적이다.
연세대는 "자연과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인문학 분야의 국제 교류를 통해, 불확실성의 시대가 인문학자에게 던져주는 숙제를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조강연을 맡은 제럴드 얼리 워싱턴대 교수는 인종차별 폐지를 지시한 1948년 미국의 대통령령이 한국전쟁 시기 극적으로 법제화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당시의 군사정책의 변모는 대외정책의 변화뿐 아니라 미국의 문화적, 정치적 변화와 맞물려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이 시기 대외정책 변화가 냉전체제의 정착뿐 아니라, 미래에는 다민족 국가를 결합하는 공통된 이데올로기로서 '작은 전쟁들'이 기능할 수 있음도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임스 다우스 마칼레스터대 교수는 전쟁범죄의 문제를 조명한다. 그는 "고문, 민간인 학살, 생체실험 등 전쟁범죄에 대한 고백과 진술은 20세기의 도덕적 완성을 위해 긴급히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헬렌 리 연세대 교수는 '야마토의 유령'이라는 논문을 통해 일본 대중문화 속에서 재생되고 있는 전쟁의 그림자를 살핀다. 리 교수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전함 야마토(大和)는 고통스러운 패배의 기억을 껴안으려는 일본의 오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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