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 리, 로라 링 등 북한에 억류된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을 석방하기 위한 미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북한의 최고 법원인 중앙재판소가 여기자 재판을 4일 시작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2명의 석방 문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우선적인 관심사"라고 말했다.
우드 부대변인은 또 북한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대행하는 매츠 포이어 스웨덴 대사가 이들을 개별적으로 만났다고 전한 뒤 "핵문제는 별개 사안"이라며 "북한이 그들을 인질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포이어 대사가 여기자들을 접견한 것은 3월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을 넘어와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체포한 이후 세 번째다.
우드 부대변인은 여기자 석방을 위해 고위 인사나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기자들이 소속된 미국 커런트TV의 공동 설립자로 현재 방송사 회장을 맡고 있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여기자들의 재판을 전후해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월 17일 북중 접경지역을 넘어와 '적대행위'를 했다는 여기자들을 기소한 북한은 재판을 통해 중형을 선고한 뒤 이들을 추방 형식으로 석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무부가 지난달 이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재판 회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사법적 절차가 완료돼야 석방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자 가족들도 두 달 넘게 계속된 침묵을 깨고 이날 공개적으로 석방을 촉구했다.
가족들은 NBC방송과 CNN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미국은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그들이 북한 국경을 넘었다면 재판에서 시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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