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업체 에스콰이아가 50년 명동시대를 접는다.
에스콰이아는 지난달 신발유통업체 ABC마트와 명동 직영매장 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1일부터 매장 철수작업에 들어갔다. 명동 중앙로를 사이에 두고 금강제화 건물과 마주섰던 이 건물이 매각됨에 따라 '구두의 거리' 명동의 명성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최수호 에스콰이아 상무는 "과거 명동은 제화의 거리였지만 최근엔 주 유동인구가 10~20대로 바뀌고 캐주얼 및 피혁제품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패션브랜드들이 속속 입성, 정통 드레스슈즈를 만드는 에스콰이아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면서 "회사와 영욕을 함께 한 공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오래 고민했지만 달리 대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매장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회사의 자금난이 심각해지면서 유동성 확보가 급선무였다는 설명이다. 에스콰이아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연말 이랜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분 30%를 넘기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이랜드 측이 내부실사 뒤 이를 파기, 경영난을 타개하는 데 애를 먹었다.
최 상무는 "명동은 고 이인표 창업주가 1961년 창업할 때부터 터를 닦은 곳이어서 회사 윗분들은 상당히 착잡해 한다"면서 "그러나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5% 가량 성장하는 등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있어 건물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회사가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고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스콰이아 건물은 4층 230평 규모로 지대만 약 15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은 구체적인 매각액수는 함구했다. 에스콰이아 매장이 철수 한 뒤 건물은 리뉴얼을 거쳐 9월께 스니커즈 위주의 일본계 신발유통체인 ABC마트 명동 3호점으로 재개장한다.
국산 브랜드들이 하나 둘 떠난 명동은 갈수록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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