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北 잇단 도발 움직임/ 韓美 정상회담 '핵우산 명문화' 득실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北 잇단 도발 움직임/ 韓美 정상회담 '핵우산 명문화' 득실은

입력
2009.06.03 00:52
0 0

정부가 북한 핵실험 대응 카드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들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기는 하나 북한의 핵 보유 주장을 정당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의 한반도 핵우산 제공 약속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한국이 독자적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면서 시작됐다. 1978년 11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의 공동 성명에 핵우산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 냉전시대였던 당시 핵우산(nuclear umbrella) 개념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우방(미국)의 핵전력으로 한국의 안전 보장을 도모한다는 것으로, 한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는 대신 미국이 소련과 중공 등의 핵 위협에 맞서주겠다는 의미가 강했다.

이런 핵우산 개념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확장된 억지(extended deterrence)' 개념으로 변환됐다. 북한이 2006년 2월 핵 보유 선언에 이어 10월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실질적인 핵 위협 국가로 등장함에 따라 핵우산 개념에 군사적인 의미를 강화한 게 확장 억지 개념이다. 확장 억지는 미국의 동맹국이 적성국에게 적대행위를 당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단계에서 출발해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는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미사일,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보복 응징하는 단계를 포괄한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확장 억지 개념은 북한의 핵 위협에 확장된 핵 억제 전력으로 맞선다는 뜻으로,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북한 2차 핵실험 이후 "핵은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상희 국방장관)이라며 미국의 핵우산, 확장 억지 개념을 다시 강조했다. 특히 16일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를 재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일 "북한이 2차 핵실험까지 실시한 현 상황에서 종래 대응으로 충분한지 더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핵우산 개념이 핵무장론, 핵주권론과 얽혀 문제가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일부 정치권에서 핵무장론을 거론하면서 핵의 평화적 활용, 특히 재처리시설 확보를 뜻하는 핵주권론까지 오해를 사고 있다.

또 핵우산을 강조할 경우 북한이 엉뚱하게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걸고 나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핵우산은 북한 핵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존재했고, 비핵화선언을 깬 것은 북한이라는 반론이 우세하다. 이 당국자는 "(핵우산은) 기본적으로 방어전략이고, 목표는 양국 국민들과 지역 전반에 메시지를 주자는 것"이라며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재래식 전력이나 핵전력이나 변함이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우산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는 말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