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류업계의 양대 산맥인 CJ해찬들과 대상청정원이 1년 여에 걸친 연구 끝에 고추장의 매운 정도를 등급화 하기로 합의, 고추장 세계화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두 업체는 등급단위를 놓고 자사의 책정 방법을 고수, 소비자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J해찬들과 대상청정원은 한국식품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고추장의 매운 정도를 순한 맛(mild), 약간 매운맛(slightly hot), 보통 매운맛(medium hot), 매운맛(very hot), 매우 매운맛(extra hot 또는 extremely very hot)으로 세분화해 표시하기로 했다. 현재는 매운맛의 정도를 대상이 3단계로 표시하고 있고, CJ는 특별한 등급을 매기지 않고 있다. 새 등급은 8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등급단위를 놓고 CJ는 스코빌 단위(SHU, Scoville Heat Unit)를, 대상은 ppm(100만분의 1) 단위를 고집하면서 공동연구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CJ 측은 "스코빌은 ppm에 계수를 곱한 단위로, 타바스코를 비롯한 글로벌 소스회사에서 적용할 뿐 아니라 기네스북에도 등재될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대상 관계자는 "고추장에 포함된 캡사이신 성분을 100만분의 1 단위로 표시한 ppm은 다음달 고추장 정식 등록이 예정돼 있는 국제식품위원회(CODEX)에서 통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고추장과 인삼을 각각 'Gochujang'과 'Ginseng'이라는 영문명으로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등록하는 협의를 벌이고 있으며, 내달 4일 총회에서 정식 승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업체의 마찰 탓에 그간의 노력에 대한 성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처럼 고추장의 등급화가 이뤄짐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한국 음식의 표준화를 앞당기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두 업체가 다른 단위 사용을 고집해 오히려 혼란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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