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의 회생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
미국 소비자들조차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 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 등 미 자동차 업계의 재건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 전했다. 미국 내 자동차 소비 문화가 덜 소유하고 오래 타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국인 미국은 그 동안 저렴한 단기 리스 비용과 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연간 1,700만 대의 신차 판매를 보였다.
그러나 금융 위기와 함께 신차 판매는 1,000만대 수준으로 46%나 급감했고, 경기가 좋아지는 5년 뒤에도 신차 판매가 연간 1,50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미 재무부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전망은 그나마 두 자동차 기업이 생존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미국 자동차의 소비문화 변화는 1940, 50년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도 맞물려 있다. 이들 세대는 전후 호황기를 거치면서 왕성한 구매력을 과시해왔지만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
미국인들의 생활방식의 변화도 자동차 판매 급감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과거 도시 근교에 거주하면서 차를 몰고 시내로 출퇴근하던 사람들이 주거지를 시내로 옮기거나 스쿠터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차는 필요할 때 빌려 탄다는 소비자 의식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 업체 집카의 대표 스콧 그리피스 "1년 전 20만명이었던 회원이 현재 30만명으로 급증할 만큼 차에 얽매이지 않는 현명한 소비 행태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문화의 변화는 이미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시간대 연구조사에 따르면 미국 운전가능인구 1명당 차량보유 대수는 1970년 0.76대에서 2001년 0.4대로 줄었고, 자동차 평균 보유기간도 1999년 8.3년에서 지난해 9.4년으로 1년 이상 늘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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