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1일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GM의 향방 및 회생가능성,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 GM이 갖는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GM이 밟을 회생 절차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GM, 어떻게 되나
GM 회생 절차는 GM 산하에 계속 남을 '뉴 GM'과, 매각 또는 폐쇄할 '올드 GM'으로 나눠 진행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개월간의 짧은 파산보호절차를 거쳐 작지만 경쟁력 있는 자동차회사를 출범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은 경쟁력있는 뉴 GM에 국한된 것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드 GM 정리에 최소 2년, 경우에 따라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드 GM으로는 폰티악, 새턴, 허머, 사브 등 4개 브랜드가 분류됐는데 이 가운데 비밀리에 추진되던 허머의 매각 협상이 결렬되는 등 올드 GM의 정리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드 간에 복잡하게 얽힌 생산, 판매, 정비망을 분리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다. 앞으로 수개월 동안 올드 GM 공장에서 뉴 GM 자동차를 생산해야 하는데 이 경우 생산비용 지불문제를 놓고 올드 GM과 뉴 GM 채권단 간에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가 GM 조기 회생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미 정부는 혈세를 GM에 지원하면서 "연비 높은 경쟁력 있는 소형차를 생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GM이 가장 높은 이윤을 창출하는 분야는 연비가 낮은 대형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해야 할 GM이 경쟁력 있는 분야를 포기하고 일본과 한국업체가 강세를 보이는 소형차 분야로 진출하면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번 파산보호신청으로 당장 직원 6만2,000여명의 직원은 내년말까지 4만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자영 판매대리점 6,200여개는 2,600개까지 축소되며, 퇴직근로자 65만여명도 큰 큰 곤경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WSJ은 부품업체 등 연관산업의 타격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올해말까지 13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사라질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GM 해체가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활력이 될 것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GM과 크라이슬러의 공장 가동률은 경제위기 직전인 2006년에도 72%에 머물렀으며 올해는 41%까지 떨어졌다.
제도적 제약과 노조의 반발 속에 제때 구조조정을 할 수 없었던 두 회사는 결국 파산에 이르러서야 생산시설 감축과 구조조정, 채무절감을 실현할 기회를 얻었다. 경쟁력 없는 분야에 묶여 있던 수많은 숙련 인력이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전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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