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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잇단 도발 움직임/ '유씨 평양 압송' 뽀족한 수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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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잇단 도발 움직임/ '유씨 평양 압송' 뽀족한 수 없는 정부

입력
2009.06.0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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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가 평양으로 압송됐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보당국의 핵심 관계자는 2일 본보의 유씨 평양 압송 보도에 대해 "개성에서 어딘가로 옮겨진 것은 맞는 것 같다"며 "평양으로 갔을 가능성이 더 많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근래 북측이 유씨 신변 관련 언급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유씨에 대한) 물품 반입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도 "5월 중순 개성공단에서 개성 시내 자남산여관으로 이동한 뒤 평양으로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유씨의 평양 압송이 확인되면서 그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 수사기관의 1차 예심기간이 끝나는 8일 이후 유씨는 정식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간첩죄, 반국가 선전 선동죄, 조선민족 적대죄 등이 적용돼 최대 10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한때 유씨 사망설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는 등 주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15일 유씨에 대해 "현대아산 직원의 모자를 쓰고 들어와 불순한 적대행위를 일삼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강변한 대목도 걸린다. 북한은 유씨를 현대아산 직원이 아닌 남측 정보기관 요원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남북 간 타협이 아주 어려워지고 재판에 들어가면 더 무거운 처벌이 가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하지만 통일부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유씨의 평양 압송에 대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관계자들은 공식, 비공식적으로 유씨를 평양으로 옮긴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물론 정부는 유씨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정보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남북 간 체결된 '개성공단 및 금강산 통행체류 합의서'에 따라 북측이 유씨 기소 전 협의를 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씨가 개성공단 인근에 억류돼 있었다면 대화 가능성이 더 높았겠지만, 평양으로 압송돼 북측의 일방적 기소 통보만 남아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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