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하얀 지폐' 10만원권 수표 사라진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하얀 지폐' 10만원권 수표 사라진다

입력
2009.06.03 00:54
0 0

10만원권 수표가 시중에서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23일부터 5만원권 지폐가 발행되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 지갑 속에서 고액권 지폐 역할을 해오던 10만원권 자기앞수표가 5만원에 그 자리를 내주고 퇴출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은행은 올 연말쯤 '하얀 지폐'의 대부분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유통 중인 자기앞수표의 종류는 10만원, 30만원, 50만원, 100만원 4가지와 액수를 마음대로 적는 비정액권이 있다. 이 중 10만원권은 금액으로 치면 전체의 10분의 1 규모지만, 유통물량으로 따지면 수표 열에 아홉장은 10만원권일 정도로 압도적이다. 지난해 이용된 10억9,000만장의 자기앞수표 가운데 9억3,000만장(약 85%)이 10만원권이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1만원권으로는 감당하기 불편한 수십만원 대의 거래를 사실상 10만원권 자기앞수표가 대신해온 셈이다. 1만원권이 처음 나온 1973년 이후 국내 물가는 12배, 국민소득은 150배 이상 늘었지만, 최고 액면금액은 40여년간 변함이 없었다. 실제 10만원권 수표 이용 건수는 91년 7억1,000만장에서 2007년 10억장을 넘을 정도로 늘었다.

이내황 한은 발권국장은 2일 "5만원권 발행에 앞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올 연말까지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수요는 거의 모두 5만원권이 대체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1만원권 10장을 들고 다니느니 결제 때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10만원권을 많이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5만원권 2장으로 충분히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은행들의 이해도 맞아떨어진다. 자기앞수표는 화폐와 달리 발행, 지급, 정보교환, 전산처리 및 보관 등에 연간 2,8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현재 10만원권 수표에는 수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은행들이 5만원권 유통에 적극 나설 수 있는 배경이 되는 셈이다.

한은 발권국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5만원 교환을 얼마나 원하느냐에 따라 10만원권 수표의 위상과 5만원권의 유통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한은의 예상대로 5만원권이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대체하면 전체 수표의 90% 가량은 연내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1만원권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시중에 풀려 있는 1만원권은 26조6,000억원으로, 전체 지폐 가운데 비중은 65.7%이다. 한은은 5만원권이 발행되면 상당수 1만원 수요가 5만원권으로 대체돼 1년 안에 1만원권의 40% 정도는 5만원권에 자리를 내 줄 것으로 추정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