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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파산보호 신청/ 부품업체 '빨간불' GM대우 '노란불' 현대·기아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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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파산보호 신청/ 부품업체 '빨간불' GM대우 '노란불' 현대·기아 '파란불'

입력
2009.06.0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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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너럴모터(GM)의 파산신청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게 됐다. 파산신청으로 조업 중단이 불가피한 만큼 GM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국내 업체에는 타격이, GM과 경쟁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에는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KOTRA 부품소재산업팀 김태호 부장은 이날 "GM의 파산보호신청이 상당기간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고 정부나 GM에서 그간 Good GM, Bad GM 구분 등을 검토해 왔다"며 "GM이 파산신청을 하더라도 국내 자동차산업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우려하는 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GM이 조업중단에 들어가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일단락하는 7월까지 국내 부품업체들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느냐 하는 것. GM에 부품 공급을 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2002년 16개에서 2008년 200여개로 늘었으며, 수출금액은 2002년 1억7,000만달러에서 2007년 2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08년에는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코트라는 "기존 GM에 대한 납품물량 중 미국 정부의 부품대금 보증을 받지 못하는 업체의 경우 자금 압박에 따라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GM의 파산신청으로 이 회사가 Good GM으로 순조롭게 개편될 경우 우리 부품업계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의 모임인 자동차공업협동조합(KAICA) 관계자는 "GM이 결국은 연비 절감형 소형차 위주의 생산전략 채택이 불가피한 만큼 원가절감을 위해 해외에서의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소형, 고연비 자동차 생산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 부품업체의 경쟁력이 GM에 각인돼 있어 장기적으로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M의 파산신청이 분명한 기회이고 또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분야는 현대ㆍ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 앞으로 자동차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한만큼 북미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는 당분간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GM이 소형차 위주의 'Good GM'을 꾸려 정상궤도에 오르는 데는 최소 2~5년 가량 걸릴 것이므로 소형차 생산에 경쟁력을 갖춘 현대ㆍ기아차의 입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GM의 파산 가능성이 대두된 올 1분기 현대ㆍ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16만4,747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0.7% 증가한 것인데 GM이 전년 동기 대비 48.8% 감소한 40만6,770대를 파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증가세다.

하지만 그 반사이익의 폭은 최대 1%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팀장은 "GM의 주력 차종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과 대형차ㆍ픽업트럭 등이어서 소형차 위주인 현대ㆍ기아차와는 다르다"며 "GM이 조업을 중단하면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시장 판매는 현재 7% 초반대에서 오는 7월께 8%정도로 확대되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의 자회사인 GM대우의 경우 우량 자산 중심의 'Good GM'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 부정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연비규제 강화책에 대비해 GM이 소형차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라며 "GM의 소형차 생산기지를 담당하고 있는 GM대우가 중국 상하이GM과 함께 소형차 생산 책임을 맡게 될 것이어서 치명적인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미 수출급감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의 자금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의 수출 90%를 담당하고 있는 GM네트워크가 구조조정에 휘말리게 되면 판매량 감소와 자금난 등 이중고가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다. 이는 다시 부품업체의 공급량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또 다른 문제점으로 대두될 수 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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