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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경호관 "죽고 싶은 심정"/ 노 前대통령 서거 현장 검증…부엉이바위 아래서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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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경호관 "죽고 싶은 심정"/ 노 前대통령 서거 현장 검증…부엉이바위 아래서 오열

입력
2009.06.03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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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 동행했던 이모(45) 경호관이 2일 실시된 경찰의 현장검증에서 당시 상황을 재연하던 중 눈물을 쏟아 현장검증 진행이 여러 차례 중단됐다.

이날 현장검증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과 비슷한 시간인 오전 5시35분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사저를 출발, 투신 장소인 부엉이바위와 이 경호관이 사라진 노 전 대통령을 찾아 헤매는 동안 들른 정토원, 호미든 관음성상, 사자바위 부근 등을 돌며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점퍼 차림에 마스크와 모자를 쓴 이 경호관은 부엉이바위에서 노 전 대통령과 "담배 있나" 등 대화를 나누는 장면까지는 비교적 담담하게 재연하다가, 노 전 대통령이 "정토원에 선 법사 있는지 보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대목에서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한 부엉이바위 아래에 이르자 주저앉은 채 한동안 오열, 경찰이 물을 마시게 해 진정시킨 뒤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동안 당시 상황에 대해 수차례 말을 바꿔온 경호관은 이날도 기존 진술 중 일부를 번복했다. 그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봉수대쪽으로 오르다 발길을 돌려 내려가자 사저 경호동에 "하산하신다"고 무전으로 통보했다고 말해왔으나, 이날은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이 경호관 주변을 에워싸는 등 안전에 극도로 신경을 썼다.

현장검증에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경수 비서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 등도 동행했다.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발견된 지점에서 20m 가량 떨어진 등산로 이정표 기둥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사건과 관련이 있는 지 물었고, 경찰은 "지난달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노 전 대통령의 것과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혈흔이 이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을 어깨에 메고 내려가던 중 피 묻은 손으로 이정표를 잡아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해=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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