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지방에서 고속버스 타고 대회장으로 다녔던 힘든 순간들이 스쳐가네요."
신예 이현주(21ㆍ동아회원권)가 '5월의 마지막 여왕'에 오르며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31일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파72)에서 끝난 힐스테이트 서울경제오픈. 이날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다인 7,000여명의 갤러리가 운집하는 대성황을 이룬 가운데 신데렐라 탄생을 축하해줬다.
정규투어 2년차 이현주가 3라운드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쳐 2위 문수영(25ㆍ엘르골프)을 2타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첫 승을 맛봤다. 우승상금 6,000만원을 보탠 이현주는 상금랭킹 5위로 뛰어 올랐다.
울산 삼호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는 이현주는 "아마추어 시절을 통틀어 전국 대회 우승은 처음이다"면서 "너무 기다렸던 우승이라 눈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눈물 대신 얼떨떨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집이 울산이라 동료들 사이에서 '울산 아가씨'로 불리는 이현주는 "자동차가 없어 어머니와 함께 울산에서 골프백 등을 직접 챙겨 고속 버스를 타고 이동한 뒤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버지가 차를 몰고 나오면 대회장 근처 도시에서 만나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면서 "대회 스케줄이 빡빡할 때는 대회장 인근의 모텔생활을 하고 있다"고 고달픈 투어생활을 회고하기도 했다.
작년 정규투어에 뛰어든 이현주는 같은 해 9월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대회 공동 5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무명이나 다름없었지만 지난 주 끝난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김하늘, 홍란 등 강호들을 꺾고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다. 167㎝의 키에 57kg의 호리호리한 체격을 가진 이현주는 평균 비거리 26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가 특기다.
3타차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한 이현주는 전반에 2타를 잃어 흔들리는 듯 했지만 같은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른 유소연(19)이 전반에 4타를 잃는 등 경쟁자들이 부진을 보이면서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무난하게 정상에 올랐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유소연은 이날 1타를 잃어 6언더파 3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다잡았던 우승을 내주며 눈물을 쏟았던 안선주(22)는 공동 4위(5언더파), 디펜딩챔피언 김하늘(21ㆍ코오롱엘로드)은 7오버파 공동 51위에 그쳤다.
용인=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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