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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기자의 좌충우돌 투자일기] <6> 애물단지 펀드, 기다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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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기자의 좌충우돌 투자일기] <6> 애물단지 펀드, 기다려야 할까

입력
2009.06.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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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히 돈 더 넣든지 일부만 빼든지 택할 때

최근 한 모임에서 만난 지인들이 "펀드통장이 몽땅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하소연했다. 이들은 "요즘 주식이 올라 지수가 지난해 수준에 많이 근접했는데 펀드는 왜 이 모양이냐"며 한숨을 쉬었다. 2007년 펀드붐이 한창일 때 가입한 펀드가 지난해 폭락 장에 큰 손실을 입고 여전히 원금회복을 못했다는 것이다. 계속 투자하려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생각이 떠나지 않고, 그렇다고 팔자니 손실이 너무 커 아깝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이 안 좋을 때야말로 펀드 가입의 최적기"라고 강조한다. 싸게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용기가 나지 않는다. 당장 손해 난 펀드는 어쩌고 덥석 또 다른 펀드를 사란 말인가.

한 지인의 통장을 들춰봤다. 2007년 6월 국내 우량주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에 가입해 1년 넘게 매달 200여만원을 꾸준히 투자했다. 하지만 현재 수익률은 -28.3%. 그의 해외펀드 역시 마이너스(-18.66%)였다. 올해 들어 조금 나아졌다지만 원금회복까지는 요원하다.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펀드 환매에 나선 이들이 늘어났다는 소식과 함께 그들이 직접투자에 뛰어들어 단숨에 원금을 회복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럼 당장 펀드를 팔고 직접투자에 나서 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린다. 섣부른 주식투자는 금물이라는 것. 그렇다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까. 그들은 "기다리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과감하게 돈을 더 넣던지(추가 불입), 아님 일부만 빼든지(부분 환매). 알쏭달쏭하지만 찬찬히 들어보자.

우선 과거 시장을 살펴보면 급락한 후 회복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는데, 이 시간동안 추가 불입 없이 원금을 회복하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돈을 더 넣어 상승률을 높여가면 수익도 더 빨리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부분 환매는 손실이 난 펀드 금액 중 일부를 다른 펀드에 넣어 분산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효과를 높이려면 기존에 투자하고 있던 국가나 기업보다는 상관관계가 비교적 덜한 곳에 투자해야 한다. 자산이 특정 지역 펀드에 지나치게 편중되는 것을 경계하고, 유사한 지역에 중복 투자되는 펀드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다른 투자처로 일부를 옮기라는 것이다.

그간 손실이 얼마인데, 게다가 신규 자금은 어디서 구하나. 쉽지않은 결정이지만 어쨌든 움직여야 한다. 펀드 투자에서만큼은 '기다림의 미학'은 한가한 이들의 자조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땔감(자금)을 더 넣던지, 아님 최신형으로 갈아타든지(부분 환매), 뭐든 해야 손해를 만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주변의 이야기에 배만 아파하다간 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지금은 자신의 펀드 상태를 냉정히 살펴볼 때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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