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민주당 지지율이 급반등하고 한나라당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민주당(열린우리당 포함) 지지율이 한나라당을 앞선 것은 지난 2004년 3월 탄핵 국면 이후 5년 만이다. 이런 추세가 일시적인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 정치권의 시선은 비상하다.
지난 2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 결과 민주당 20.8%, 한나라당 21.5%로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근접했다. 여론조사기관인 윈지코리아 컨설팅의 30일 조사에서는 민주당 27.3%, 한나라당 20.8%로 민주당이 6.5%포인트 앞섰다.
민주당이 30일 자체조사한 결과에서도 한나라당에 4%포인트 정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이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한나라당에 10%포인트 이상 뒤졌던 것에 비하면 민주당으로서는 괄목할 만한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이 이른바 '노무현 효과' 덕분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애도의 감정이 조문기간 내내 상주(喪主)를 자임한 민주당을 다시 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했고, 이를 통해 지난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이탈했던 지지층이 상당수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당 자체 동력이 아닌 노무현 효과라는 외부요인에 의해 얹어진 지지율이기 때문에 언제든 거품이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기 때문에 지금 추세가 쉽게 꺽이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 있다.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31일 "조문정국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인 민주당이 지난 공천파동 때처럼 다시 정파간 불협화음을 내면 지지율은 언제든 급격히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날 정세균 대표의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책임자 파면 등 정부에 요구한 사항을 제대로 관철시키지 못하면 지지층이 다시 등을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민주당 지지율이 확실한 상승세를 탔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현 추세가 유지될지는 여야가 격돌하는 6월 국회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두는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반면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부사장은 "민주당의 지지율 우위가 최소한 10월 재보선까지 수개월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조문 정국을 통해 친노세력이 지지로 돌아서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더 이상 빠지지 않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고질적인 친이ㆍ친박 갈등, 대북 강경기조 장기화에 따른 불만, 대통령 리더십의 추락 등이 겹쳐 있어 지지율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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