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편히 쉬세요.”
29일 오전 5시, 노무현 전 대통령 발인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마을회관 앞은 고인을 떠나보내는 2만여 추모객들의 슬픔으로 가득했다.
삼군(三軍) 의장대가 태극기로 감싼 고인의 관을 국화꽃 장식의 영구차로 옮겼고, 아내 권양숙 여사.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형 건평씨 등 유족이 뒤를 따랐다. 입관식 때 휠체어에 의지해야 겨우 움직일 수 있었던 권 여사는 담담한 표정으로 손녀의 손을 꼭 잡고 발걸음을 뗐다.
유족들은 빈소로 자리를 옮겨 영정 앞에서 고인에게 마지막 예를 갖추는 견전(遣奠)을 했다. 건호씨가 술과 음식을 고인에게 올리고 절을 하자 정연씨는 흐느꼈고, 유족 뒤에 묵묵히 서있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발인후 영정은 사저로 향했다. 딸에게 어깨를 기댄채 겨우 걸음을 옮기던 권 여사는 “힘내세요”라는 주변의 격려가 들리자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20여 분 후 사저 정문을 빠져나온 영정이 운구차로 다가가자 곳곳에서 오열이 터져 나왔다. 고인이 ‘영원히’ 떠날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일부 추모객은 폴리스라인 밖으로 나와 통곡하기도 했다. 운구행렬이 지나가자 길 양 옆의 추모객들은 고인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적은 노란 비행기를 하늘에 날렸다. ‘바보 노무현’이라고 적힌 노란 종이비행기 수천개가 검은색 운구차 지붕위로 떨어졌다.
오전 6시께 봉화마을을 뒤로 하고 출발한 운구행렬이 1,200여개의 만장을 지나치자 통곡의 소리는 더욱 커졌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편안히 가세요”…
김해=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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