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의 경제지표를 보면 기업도 소비자도 향후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뚜렷하다. 이는 유가와 원자재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서도 확인된다. 문제는 투자와 소비다. 민간의 설비투자는 여전히 큰 폭의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한 고용 한파도 소비 심리도 개선되기 어렵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에 도움을 줬던 '환율 효과'도 축소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영국경제의 위기와 초읽기에 들어간 GM의 파산보호 신청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한마디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형국이다.
이번 주 우리 경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이후의 민심 향방 및 여야 대치 등 이른바 '조문 정국'의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들이 추모집회를 계속 이어갈 계획인데다 노동계의 '하투'(夏鬪)와 6ㆍ10항쟁 기념 장외집회도 예정돼 있다.
민주당도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정권책임론을 제기하며 여차하면 장외로 뛰어나갈 태세다.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의 안보위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예측 불허이다. 일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번 주 초 내놓을 대북 제재결의안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 세계경제는 북핵 위기와 함께 미국의 자동차 공룡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이 가져올 파장에 일희일비 할 전망이다. GM의 파산보호는 감원과 공장폐쇄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동반해 고용시장 및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 주말 GM주가가 0.75달러로 떨어져 76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의 주도 아래 GM의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지고 우량 자산으로 구성된 '뉴GM'이 대규모 자금을 수혈 받는다면 경기 바닥의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번 주 미국에선 주택경기와 고용 상황에 대한 핵심적인 경제지표도 발표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실업률. 4월에 8.9%를 기록한 실업률이 5월에는 9%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재학 경제부 차장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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