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노무현 前대통령 국민장/ 각계 인사 "미움도 원망도 내려놓고, 화해·통합의 길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노무현 前대통령 국민장/ 각계 인사 "미움도 원망도 내려놓고, 화해·통합의 길로…"

입력
2009.06.01 00:00
0 0

각계 인사 제언

● 이만섭 전 국회의장- "아전인수격 정치적 이용 안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용서와 화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제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따른 충격과 슬픔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모두가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원망하는 대신,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의미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고인의 유지와는 달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용서와 화해, 국민통합이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우리의 마음가짐이어야 한다.

● 김수한 전 국회의장·한나라당 상임고문-"사회통합 공감대 형성 급선무"

대통령 서거라는 전대미문의 일을 겪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가 사회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고, 통합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사회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자각이 없으면 방법을 아무리 얘기해 봐야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섣불리 통합의 구체적 방법을 찾는 것은 자칫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올 수도 있으니 그것은 천천히 고민해 보도록 하자. 너무 추상적이고 뻔한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때다. 이를 통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 방법은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ㆍ자유선진당 상임고문- "서로 양보하라는 가르침 남겨"

노 전 대통령은 가면서 서로 양보하는 호양(互讓)의 정치가 필요함을 우리에게 알려 줬다. 오늘 영결식장 갔더니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고함을 쳤는데 정국이 조용히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유족 입장에서 한없이 억울하고 원통할 것이다. 잘됐든, 못됐든 노 전 대통령이 고향 가서 환경운동이나 하고 보낸다는데 그걸 못 봐 주고 낭떠러지에 떨어지게 했다. 남아 있는 우리가 보통 민망하고 안타까운 게 아니다. 정치권이 이 아픔을 계기로 성숙해져야 한다. 경쟁하더라도 국리민복을 위해 해야 하고, 당리당략에 집착하거나 자기고집만 세워서는 안 된다.

●한승헌 변호사ㆍ전 감사원장- "갈등 부른 사람들 사죄가 먼저"

화해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다른 얘기도 해야 할 것 같다. 화해는 좋은 말이긴 하나 누가, 언제 하느냐에 따라 그 진정성에 의문이 갈 수도 있다. 화해를 필요로 하게 만든 불화의 원인 제공자들이 가만히 앉아서 화해 운운하는 것은 좀 그렇다. 화해와는 정 반대의 조치를 해 온 사람들이 이제 말을 바꾸고 있다. 또 살아 있을 때 예우도 하고, 화해에 걸맞은 조치도 하고 해야지, 죽은 뒤에 화해와 통합과 예우를 얘기하는 게 조금은 우습다. 화해의 선행 요인인 불화나 갈등을 심화시킨 사람들이 사죄와 반성을 한 이후에 화해를 말해야 한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권력기구 의존하는 통치 버려야"

화합의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것은 현 정부의 역할이다. 이번 비극은 이명박 정부의 권위적이고 억압적이고 차별적이고 배제적인 정책들 때문에 생겨난 결과의 한 양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본다면 정부로서는 지금까지 정국을 운영해 온 철학과 기조를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불안의 기운을 잠재우기 쉽지 않다. 앞으로도 어려운 국면에 처할 수 있다. 귄위적인 구조, 권력기구에 의존하는 통치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인사 탕평책을 쓰는 등 새로운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ㆍ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분열 극복 위한 치열한 고민을"

이 참담한 비극을 딛고 우리의 정치공동체가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고인은 마지막 말에서 용서와 화해,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고인을 떠나보낸 뒤 분열의 의미를 갖는 화두에 몰두하기보다는 그간의 분열과 대립을 넘어 통합을 이룰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치열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국정을 개혁해 국민통합의 방향을 제시하고, 여야는 새로운 갈등을 만들기보다 이 상처가 아물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두가 자기 절제력을 갖고 통합의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

●김병익ㆍ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 "생전에 남긴 상징가치 계승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국민들의 추모행렬은 하나의 상징이다. 말하자면 그는 평범하고 잘난 것 없는 민중들이 역사의 실체로서 존재를 드러낸 것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또한 그의 죽음은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눈앞의 이해관계나 승부가 아닌 옳은 일을 위해 행동하는 일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우리 사회는 약한 자와 가난한 자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등을 생각하게 한다. 그는 부정에 대한 조사 때문에 자결했지만, 국민들은 지금 그것이 아니라 그가 무엇을 바랬는지를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의 죽음 이후 정치인, 언론인, 지식사회는 그가 남긴 상징가치들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만열ㆍ전 국사편찬위원장- "그의 맑은 역사의식 되살려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사의식이 강한 분이었다. 책을 많이 읽으셨고 역사 공부도 많이 하셨다. 식민주의 사관, 독도 문제에 대한 내 책을 읽고 '잘 읽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주신 적도 있다. 역사 의식이 맑고, 그 위에서 국정을 수행한 대통령이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아쉬움 속에서 우리가 되살려야 할 것은 그런 역사의식이 아닌가 싶다. 현 정권도 그런 점에서 반성을 했으면 한다. 유언 가운데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는 부분이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죽임으로써 말하려고 했던 용서와 화해, 통합의 메시지를 기억해야 한다.

●송승환ㆍPMC 프러덕션 대표- "어려운 시기 화합의 계기 되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국민의 반응을 보면서 정치권에서도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게 됐으리라 생각한다. 본래 정치권의 역할이란 게 분열을 막고 화합을 도모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렇지만 그 동안 오히려 정치권이 함께 어우러지지 못하고 흩어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것 같다. 남북관계는 경색 국면에 빠져 들었고, 경제는 여전히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권을 비롯한 온 국민이 갈등을 풀고 화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이제는 경제 살리기 매진할 때"

국민의 슬픔과 안타까움속에 치러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무사히 마쳤다.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차분히 생각해야 할 때인 듯 싶다. 노 전 대통령께선 통합과 화합을 위해 노력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이를 강조했다.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그 동안 뜨거웠던 추모의 열기를 화합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만 한다. 더구나 지금은 경제와 안보가 모두 위협받고 있는 국가적인 위기 상황이다. 이러한 때일수록 국민통합의 시대 정신이 강조돼야 하고, 이를 위해 국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충실히 해야 한다. 경제계도 본연의 임무인 경제 살리기와 국가발전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다.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 "국민적 지혜 모아 위기 탈출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는 충격과 비통함에 휩싸이게 한 슬픈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고인의 유지를 헤아려 우리 사회에 혼란과 무질서가 초래되지 않도록 국민적 화합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어두운 터널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한다. 세계 교역 위축이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는 가운데 환율과 유가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남북간의 긴장관계가 높아지고 있어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다.이런 때일수록 고인에 대한 추모로 결집된 열정을 모아 경제 살리기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항상 서민의 편에 서고자 했던 고인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 생각된다.

●박중훈ㆍ영화배우 - "분노만 하기엔 할 일 너무 많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상실감이 너무 크고 조심스럽다. 그의 죽음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원망하고 분노만 하기에는 우리사회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지금은 감정을 추스를 때다. 우리 사회는 참 갈등이 많다. 세대별로 갈라져있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 동서 지역 분열, 남북 대립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사회적 갈등이 오히려 심해졌다는 느낌이 드는데, 정부가 부디 이를 풀어줬으면 좋겠다. 국민들도 분노와 원망을 버리고 화합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