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기네스에 등재될만한 4일간에 걸친 '마라톤 토크쇼' 방송에 들어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28일 5개 국영TV를 통해 생방송 토크쇼 <알로! 대통령> 의 10주년 기념방송을 시작했다. 알로!>
평소 장광설로 유명한 그는 이날 "오늘 방송이 시작돼 31일 끝날 것이며 그 시각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로 방송을 개시했다. 그는 짧게는 30분만에 방송을 끝냈으나 2007년에는 8시간 동안 방송을 진행해 지금까지 최장시간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기록이 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로! 대통령> 은 차베스 대통령이 1999년 5월 23일 취임 1개월을 맞아 연설 형식으로 시작했으며 해외방문 등 특별 일정이 없는 한 일요일마다 빠짐없이 진행해왔다. 알로!>
이 생방송에서 차베스는 기이한 행태를 보여왔다. 그는 방송에서 사회주의를 홍보하다가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갑자기 촬영기사의 부주의를 꾸짖기도 했다. 어느 방송에서는 콜롬비아 국경에 탱크를 집결하도록 명령해 국방장관이 혼비백산하기도 했다.
이 방송의 청중은 '골수' 차베스의 지지자들이며 차베스 대통령의 상징 색상으로 통하는 붉은 색의 옷을 입고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에 열렬히 환호하는 형식을 유지하고 있다.
초기에는 1개 TV방송사가 생중계했으나 현재는 5개 국영TV가 충실하게 생중계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의 정례 연설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자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TV와 라디오를 통한 정례 연설을 하고 있다.
현지 안드레스 베요 가톨릭대의 안드레스 카니살레스 교수는 "차베스 대통령은 언론 활용술에 있어서는 선구자적인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차베스 대통령의 정례 연설이 유랑 서커스단의 공연 이상으로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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