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의 1인자로 군림했던 마샤오춘이 요즘 몹시 열 받았다. 얼마 전 중국 다롄에서 한 생활 가전 회사가 녜웨이핑 위빈 창하오 구리 등 각 세대별로 중국 바둑을 대표하는 이른바 '4대 기왕'을 초청해 '중국 바둑 쟁패전'이란 대회를 열었는데 본인은 빠진 것이다.
마샤오춘은 지난 25일 밤 자신의 블로그(http://maxiaochunweiqi.blog.sohu.com)에 올린 '4대기왕 쟁패전? 웃기는군!'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중국 바둑에서 역대 기왕을 거론할 때 천주더, 녜웨이핑, 구리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창하오는 다소 의문이다. 왜냐하면 그는 동시대 기사 중에서 결코 절대적인 우위에 서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계대회 우승을 여러차례 했으므로 그런대로 한 시대의 기왕이라 할 수 있겠지만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위빈의 차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이처럼 이상한 대회를 개최하는 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내가 중국 바둑계에서 이룬 성적을 모두 말살하거나 부정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마샤오춘은 이어 "만약 위빈을 한 세대의 기왕이라고 한다면 나뿐 아니라 류샤오광, 차오다위안 등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활동하던 당시 국내에 많은 타이틀전이 있었지만 위빈은 다른 사람이 우승컵을 치켜드는 걸 멀리서 보고만 있던 만년 2인자였다"고 깎아 내렸다.
마샤오춘과 위빈은 같은 세대로 마샤오춘이 위빈보다 세 살 많다. 마샤오춘은 두 차례 세계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중국바둑 사상 첫 세계대회 우승 기록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위빈은 세계대회서 딱 한 번 우승했다. 특히 마샤오춘은 최근 중국바둑 대표팀 감독 자리를 놓고 위빈과 경합하다 탈락, 더욱 유감이 많다.
마샤오춘의 이 같은 '위빈 폭격'에 대해 중국 바둑계 인사들은 공식적인 논평을 피하고 있다. 유일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힌 녜웨이핑은 "성적으로 볼 때 마샤오춘이 위빈보다 나은 건 사실이다"면서도 "나는 그들의 일에 평론을 달고 싶지 않다. 단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하지만 녜웨이핑은 "자신의 성적을 말살하려는 의도"라는 마샤오춘의 주장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 기사를 초청하는 건 중국위기협회와는 무관한 후원사의 판단"이라며 "그의 성적을 말살하려는 사람도 없는 터에 이렇게 말하는 것은 단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4대기왕'을 초청해 벌인 제1회 생활가배(生活家杯) 중국바둑쟁패전에서는 위빈이 구리를 꺾고 우승, 상금 2만위엔을 차지했다. <사이버오로>사이버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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