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3개월만의 서글픈 조우였다. 이 대통령은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전임 대통령의 마지막 길에 머리 숙여 깊은 애도를 표했으나, 고인의 측근과 추모객 일부는 분노의 고함과 야유를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29일 영결식 시작 4분 전인 오전 10시56분께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식장에 도착했다. 귀빈석 맨 앞줄로 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목례를 나눈 이 대통령은 자리에 앉자마자 눈을 감고 묵념을 했다. 영결식 내내 침통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영결식 도중 고인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라는 요구를 받고 당황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내외가 낮 12시께 유족에 이어 두 번째로 헌화하기 위해 일어서는 순간, 백원우 민주당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와 "이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소리쳤고 몇몇 참석자들도 이에 호응했다.
백 의원이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으면서도 "정치보복이다. 사죄하라"고 외치자, 이 대통령 내외는 잠시 멈칫하며 뒤를 돌아봤다. 사회자인 송지헌 아나운서가 "경건한 마음으로 명복을 빌어주는 자리다. 자중해주시기 바란다"고 수 차례 당부했지만, 이 대통령 내외가 헌화하고 묵념하는 내내 소동이 끊이지 않았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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