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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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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행방불명

입력
2009.05.3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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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 위기 때였을 것이다. 앙증맞은 미니트럭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톤 트럭을 개조한 이동 가게로 오뎅이나 문어빵 등 다양한 종목의 음식들을 팔았다. 흔히 보던 비닐 천막을 친 포장마차와는 격이 달랐다. 짐칸을 덮은 뚜껑을 열면 작은 주방은 물론 간이 식탁까지 뚝딱 만들어졌다. 화려한 페인트 칠과 귀여운 캐릭터로 거리의 활력이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뒤숭숭했지만 그 트럭들을 보면 그 모든 이야기들이 소문일지도 모른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 한눈에도 장사는 처음인 듯한 남자들이 비좁은 주방에서 오물락조물락 음식을 만들었다. 그들은 신입사원처럼 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 트럭들의 빠른 퇴장은 등장만큼이나 느닷없었다. 약속이나 한 듯 트럭들이 일제히 골목에서 사라졌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장사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그 수가 너무 많아 경쟁력이 떨어진 것, 단순히 목의 문제일 수도 있었다. 가끔 그 많은 트럭들이 어디로 갔을까 생각해보았다.

다시 제모습으로 개조되어 트럭 본연의 모습으로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찾는 이 없어 폐기된 채 버려졌을까. 외국의 자동차 묘지라는 사진을 본 뒤로는 우리가 모르는 커다란 공간에 그 트럭들이 버려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여전히 아무 근심 걱정 없는 밝고 생기찬 그 모습으로 말이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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