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보험을 중도 해약하거나 보험가입을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원치 않는 실직 등으로 수입이 감소해 보험료를 내기가 힘에 벅차거나, 만약을 대비해 가계살림을 긴축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다. 어려울수록 보장성 보험의 필요성은 늘어날 뿐더러, 중도해약이라도 할라치면 이미 지급한 보험료 상당액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
이에 최근 생명보험사들은 실직시 보험료를 전액 환급해주거나 효력을 잃은 보험을 연체이자 없이 부활시켜주는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고객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떠나는 고객을 잡으려는 보험사 자신을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ING생명은 지난달부터 실직한 고객이 보험상품을 중도 해약할 경우 해약 환급금을 지급하는 대신 당시까지 납입한 보험료를 전액 돌려주는 '고객희망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6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캠페인 기간 동안 ING생명의 '무배당 라이프케어CI종신보험'과 '무배당 종신보험 표준형'에 가입한 고객은 계약일로부터 1년 이내에 비자발적 이유로 실직할 경우 중도 해약을 신청해도 보험료 전액을 돌려 받는다.
대한ㆍ교보ㆍ동양생명 등은 이미 실효된 보험을 연체이자 없이 부활시켜주는 캠페인을 6월 말까지 벌이고 있다. 단, 대개 연체이자 면제기간은 최장 24개월까지라는 점은 숙지해야 한다. 이 서비스는 단번에 목돈(밀린 원금)이 필요한 부담은 있지만 해약 후 신규가입보다는 이득이다.
예를 들어 교보생명에 따르면 28세 남성이 2003년 3월 가입했다가 2007년 실효된 1억원짜리 종신보험(20년납)을 되살릴 경우, 월 보험료 11만 6,000원으로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종신보험에 새로 가입하려면 보험료가 16만 4,000원으로 오른다. 남은 납부기간을 16년으로 따지면 총 921만원 정도의 보험료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밖에 보험 해약이나 부활에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가장 유고시 가장의 정년까지 매월 지속적인 소득을 보장해주는 상품(금호생명 '가족愛 소득보장DC보험')이나 보험가입도 차별대우 받았던 장애인을 위한 상품(신한생명 '장애우대특약') 등도 경기침체에 힘들어 하는 소비자를 위해 새로 등장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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