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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1분기 재정적자 12兆 '사상 최악'…나라살림 '빨간불'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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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1분기 재정적자 12兆 '사상 최악'…나라살림 '빨간불' 켜졌다

입력
2009.05.3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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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나라 살림의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인 12조원대. 해가 바뀐 뒤 불과 3개월 만에 정부가 예상한 연간 적자액의 절반을 넘었다.

수렁에 빠진 경제를 건지기 위해 정부가 세금을 깎고 씀씀이는 늘렸으니, 1분기 재정적자는 불가피한 과정이고 예상했던 결과다. 하지만 나중에 경기가 살아난 뒤, 빨간색 일색의 나라살림은 국민경제에 엄청난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정부의 총수입은 68조6,000억원, 총지출은 81조원으로 통합재정수지가 사상 최악인 12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여기에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흑자를 제외한 관리대상수지의 적자는 무려 21조9,000억원에 달했다.

1분기 적자가 커진 일차적 이유는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조기 집행했기 때문. 정부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수준이며 연간 적자규모도 통합재정수지 22조원, 관리대상수지 51조원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적자에 너무 예민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지금은 경제 위기 상황. 이동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적극적인 재정 확장을 통해 경기부터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가볍게 봐서도 곤란하다. 나라 재정은 한번 악화되기 시작하면 되돌리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12년 균형 재정(관리대상수지 균형)을 달성하겠다던 정부의 재정운용계획은 이미 송두리째 어그러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한번 낮춰진 세금 기반은 되돌릴 수 없는 만큼 당장은 언제 균형 재정을 달성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내년도 재정 여건은 상당히 열악하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대응은 안일해 보인다. "추가 감세는 없다"는 것 외에 뚜렷한 실행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도 바꾸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나라 살림이 건전하지 않고서는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재은 경기대 교수(경제학)는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 아직 나라 재정이 여유 있다고 하지만, 그들 국가는 나라 재정의 힘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것"이라며 "감세로 대부분 세목의 세율을 낮춰놓았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돼도 세수 확보가 쉽지 않고, 이것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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