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산업은행, 동부메탈 인수잘될까… 대기업 구조조정 첫모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산업은행, 동부메탈 인수잘될까… 대기업 구조조정 첫모델

입력
2009.05.31 23:57
0 0

산업은행이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메탈을 인수하기 위한 가격협상에 착수한다. 이번 협상은 자체적으로 조성한 사모펀드(PEF)를 통해 대기업 알짜 계열사를 인수하는 '산은식 대기업 구조조정의 모델 케이스'여서, 그 성패여부가 전체 대기업 구조조정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투자 위험에 비해 목표수익률이 너무 낮아 PEF에 참여할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21일 산은은 대기업 그룹사들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PEF의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재무적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일차적으로 약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뒤 동부메탈을 인수, 3~5년 후에 팔아 차익을 남기겠다는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메탈 인수를 위한 기초 작업을 진행하면서 보험사, 연기금 등의 투자자도 모집하고 있다"며 "조만간 매입 가격선을 확정해 동부 측과 가격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동부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동부메탈의 가치를 7,000억~1조원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동부메탈 인수를 필두로 한 대기업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최근 "대기업들이 알짜 계열사를 싼 값에 팔았다가 나중에 후회할까 봐 계열사 매각을 꺼리고 있다"면서 "산은이 PEF를 통해 계열사를 사들이면 3~5년 후 매각해 얻을 차익의 상당부분을 애초에 매각했던 그룹사에게 돌려주고, 우선 매수권까지 주겠다"고 밝혔다.

민 행장은 차익 공유 방식에 대해 "산은과 재무적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시장금리+α' 정도의 수익률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예를 들어 차익이 100이라면 우리와 재무적 투자자가 40을 갖고 그룹사에게 60을 돌려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PEF라는 고위험 투자에 겨우 '금리+α' 수익률만 제시한다면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다. 위험에 맞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리스크를 낮추는 장치를 보강해야 투자자를 모집, 펀드 조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산은이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어 투자 실패 시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문제가 있다.

국민연금 운용본부 관계자는 "우리가 인수 제안서를 받은 것도 아닌데 특정 사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연기금은 고위험 투자를 기피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이는 옵션이 붙지 않는다면 PEF에 투자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회계법인의 M&A 전문가도 "산은이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거나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때처럼 주가가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풋백옵션을 거는 식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는 한, 현재까지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참여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PEF 치고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매각 주체에게 여러 가지 메리트를 주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