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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입양 한인 우니 르콩트 감독, 韓·佛 합작 '여행자'로 칸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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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입양 한인 우니 르콩트 감독, 韓·佛 합작 '여행자'로 칸에 서다

입력
2009.05.3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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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사람들의 고독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도 보육원 시절에 고독을 이겨내기 무척 힘겨웠으니까요."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특별상영부문에 초청된 한ㆍ불 합작영화 <여행자> 의 우니 르콩트(43) 감독을 만났다. 그는 1975년 입양된 한국계 프랑스인이다. <여행자> 는 그의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칸영화제에서 최우수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올라 있다.

70년대 입양을 앞둔 보육원생들의 모습을 담은 <여행자> 엔 르콩트 감독의 가슴 아린 어릴 적 경험이 녹아있다. 그는 "입양되기 전 가톨릭계 보육원에서 1년을 보내고 아홉 살 때 새 부모를 찾아 비행기에 올랐다"며 "영화에는 내 경험담과 허구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진학 직후인 19세 때 의상 담당으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패션학교인 에스모드 파리 등을 다니면서 단편영화 의상을 맡던 일이 직업으로 이어졌다.

프랑스의 유명 감독 올리비아 아사야스와 일하기도 했던 그는 단역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당초 감독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마흔 살을 앞둔 4년 전 입양아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라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늦깎이로 프랑스 국립영화학교도 1년간 다녔다.

2007년 <밀양> 개봉으로 프랑스를 찾은 이창동 감독을 만나면서 영화에 대한 그의 꿈은 현실화됐다. 이 감독이 그의 시나리오를 다듬어줬고, <여행자> 의 제작자로까지 나섰다. 어머니의 나라가 칸영화제까지 진출하게 된 장편 데뷔작의 산파 역할을 한 셈이다.

르콩트 감독은 "애써 생부모를 찾으려 하진 않았다"며 "어렸을 때는 생부모를 떠올린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혈육의 뜨거운 정은 부모와 자식을 영영 갈라놓진 못했다.

그는 92년 입양아와 관련한 한국 영화에 캐스팅돼 한국을 처음 찾았고, 언론 보도를 접한 어머니가 연락을 했다. 18년 만의 해후였다. "지금도 한국에 가면 부모님을 만나요. 어머니는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고, 우리는 대화가 거의 없이도 평화로운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칸=글·사진 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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