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실시되는 한나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막판 결국 계파 대결 구도로 가는 조짐이다. 친이명박계 친박근혜계의 표심이 각각 결집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이 후보들의 당락을 어떻게 가를지 주목된다.
막바지 판세는 안상수_김성조 의원조와 황우여_최경환 의원조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고 정의화_이종구 의원조가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이 상황에서 계파의 표 결집 분위기는 선두 다툼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우선 친이계의 표 결집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황_최 조의 등장 이후부터 이런 기류가 강해졌다. 한 친이 핵심 의원은 20일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 논란 이후 역풍 분위기와 함께 친이계의 표가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친이계 주요 의원들이 일일이 전화 등을 통해 표 단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의 결집 논리는 대체로 두 가지다. 일단 황_최 카드를 화합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와는 의미가 다르다는 인식이 많아진 셈이다. 또 하나는 친이 주류 원내대표가 돼야 국정 2년차를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논리다. 청와대와 제대로 된 소통을 하면서 야당과도 상대하려면 주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엔 안_김 의원 쪽으로 친이계 표가 몰릴 수 있다.
친박계의 표 결집 기류는 더 뚜렷하다. 황_최 의원 조에게 투표를 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친박 중진 홍사덕 의원은 "황 의원같이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이 일하도록 하는 게 화합의 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입장에선 친이 주류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화합책으로 내놓았던 만큼 황_최 의원 카드가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
친박계의 결집도가 높다는 측면에서 50~60여명 정도인 친박 의원들 중 70~80% 이상의 표가 모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요 의원들은 이미 표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친이계의 표 결집이 어느 정도 이뤄 질지와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가 어디로 갈 지가 승부의 막판 관건이다. 친이 주류계가 광범위하게 결집한다면 의외로 승부가 기울 수 있다. 하지만 친이 주류의 결집도를 장담하긴 어렵다. 친이 주류계가 수는 많지만 그 중에서는 계파 성향이 희박한 의원들이 많고 이미 소계파로 분화도 됐다. 더구나 이번 경선 국면에서 친이계 강경파와 온건파 간 시각차와 틈새를 노출하기도 했다.
30~40명에 달하는 중립 성향 의원들이 화합에 방점을 찍을지, 아니면 주류 원내대표의 필요성에 동조할지도 두고 봐야 한다. 물론 선거 당일 후보들의 연설 등 현장 분위기도 중요하다. 또 2차 투표까지 갈 경우엔 1차 투표에서 3위 후보에게 갔던 표심이 어디로 갈지도 변수다.
정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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