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대법관의 사퇴를 압박해온 소장판사들의 릴레이 판사회의가 주춤한 사이, 전국 고등법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서울고법이 21일 판사회의를 열기로 해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법관 사회에서 경력이 가장 짧은 지방법원 배석판사들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여 이번 사태는 재차 고비를 맞고있다.
서울고법은 105명의 배석판사 가운데 30명의 요구로 회의를 소집키로 했으며 이전 판사회의와 마찬가지로 신 대법관의 재판개입 논란과 후속 조치의 적절성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고법 배석판사는 법관경력 13~15년차로 부장판사 승진을 1~3년 정도 남겨둔 최고참 평판사들이어서 논의결과는 향후 판사들의 동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고법은 전국 6개 고법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중심이 되는 법원이라서 아직 회의를 열지 않은 부산과 대구고법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전국 지방법원들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사회의 이후 '릴레이 판사회의'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서울동부지법의 배석판사들까지 판사회의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진정국면으로 접어든 소장판사의 집단행동이 다시 점화될지 주목된다. 지법 배석판사는 1~5년차의 젊은 법관들로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강도높은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18일 배석판사 8명이 동참했던 서울가정법원 단독판사 연석회의에서는 '대법원장의 조치와 신 대법관의 사과만으로는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미흡하다'는 결론과 함께 신 대법관의 징계절차 회부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태 이후 출퇴근 시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등 극도로 취재진을 피해오던 신 대법관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6시께 대법원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앞에 선 신 대법관은 '용퇴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목이 아파서 가겠습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곧바로 차량에 올라 퇴근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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