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로 사목 도중 숨진 최양업(1821~1861) 신부와 순교자 124명 등 125위의 시복시성(諡福諡聖) 심사를 매듭짓고 20일 관련 문서를 교황청에 제출했다.
시복시성은 천주교에서 성덕이 높은 사람이나 순교자, 탁월한 신앙의 모범을 보인 사람을 사후에 복자(福者)나 성인(聖人) 품위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복자가 되려면 기적이 있어야 하지만 순교자는 기적 요건이 면제된다. 복자가 되고 나서 또 다른 기적이 생기면 시성 절차를 밟아 성인으로 추앙한다.
시복 대상자 124명은 1791년 신해박해부터 1888년 신유박해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순교한 천주교 신자들이다.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 번째로 사제가 된 최 신부는 1849년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품을 받고 12년간 전국을 순회하며 사목 활동을 하다 장티푸스로 숨졌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기적 요건을 갖춰야 할 최 신부의 경우 기적과 관련한 보고가 접수돼 있지만 현재로선 공개할 수 없다"며 "교황청 심사와 교황의 승인이 얼마나 걸릴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로마 교황청 시성성(省)은 문서 심사를 한 뒤 교황의 승인을 얻어 시복한다. 한국 천주교는 순교로 복자 103명이 1984년 시성돼 103위 성인이 있다.
장인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