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노무현 前대통령 국민장/ 윤태영 前대변인 "4월 봉하 사저는 생기 잃고 적막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노무현 前대통령 국민장/ 윤태영 前대변인 "4월 봉하 사저는 생기 잃고 적막감"

입력
2009.05.28 23:51
0 0

"4월 중순, 대통령의 사저는 생기를 잃어가면서 때로는 적막감마저 휘감고 돌았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마지막 봄을 힘겹게 보낸 고인의 모습과 '주군' 잃은 참모의 애닯은 심정을 담은 글을 올렸다.

윤 전 대변인은 '대통령의 외로웠던 봄'이란 제목의 글에서 "5년 전 탄핵의 봄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유폐 생활에 대통령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말에서 "특유의 농담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였고, 어조도 "부산 사투리의 억양마저 없어진 듯 나지막하고도 담담"했다고 한다.

고인은 4월 초순 참모들과 진보주의에 관한 연구회의를 끝낸 뒤 "내가 글도 안 쓰고 궁리도 안 하면 자네들조차도 볼 일이 없어져서 노후가 얼마나 외로워지겠나? 이것도 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은 고인의 마지막 삶을 지탱해준 '삼락(三樂)'으로 책과 글, 그리고 담배를 꼽았다. 그는 고인이 지난해 말 건강진단 후 의료진에게 금연을 권고 받았지만, "작년 말부터 시작된 상황은 손에서 담배가 끊어지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담배가 책 읽고 글 쓰는 것조차 힘겨워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기댈 수밖에 없는 유일하지만 허약한 버팀목이 아니었을까"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이라도 사저 서재에 들어서면 '담배 한 대 갖다 주게'고 말하는 대통령, 담배에 불을 붙인 채 '어서 오게'라고 말하며 미소 짓는 대통령이 보고 싶어진다. 미치도록"이라는 말로 사무치는 그리움을 대신했다.

김해=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