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호르몬 이상으로 인생의 기로에 섰던 작은 소년이 유럽 축구 최고봉에 우뚝 섰다.
리오넬 메시(22ㆍ169㎝.바르셀로나)는 28일 로마에서 열린 2008~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헤딩 쐐기골을 뽑아내며 '새로운 축구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메시는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9골로 우승트로피와 득점왕을 차지하며 2009 발롱도르(유럽축구 MVP)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을 사실상 예약했다.
메시는 올시즌 '디에고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9골5도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23골11도움, 코파델레이(스페인 FA컵)에서 6골1도움을 기록하며 바르셀로나의 '트레블' 위업을 가능하게 했다. 바르셀로나가 트레블로 향하는 고비마다 메시의 득점포는 어김없이 불을 뿜었다.
지난 3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더비(6-2)에서 2골 1도움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뒤집기 희망을 무산시켰고, 14일 아틀레티코 빌바오와의 코파델레이 결승전(4-1)에서는 결승골을 작렬했다. 메시의 천재성을 알아본 카를레스 렉사흐 전 감독의 '혜안'이 11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메시는 11살 때 성장 호르몬 이상 진단을 받았다. 이때 거액을 들여 메시를 스카우트, 희귀 질병을 치료해 선수로서 재능을 꽃피우게 한 사람이 당시 기술 고문을 맡고 있던 렉사흐 전 바르셀로나 감독이다.
2004년 1군에 데뷔한 메시는 2005년 네덜란드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 우승, MVP, 득점왕을 싹슬이했다. 이때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는 별명을 얻은 메시는 올시즌 재능을 활짝 꽃피우며 명실상부한 '세계 축구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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