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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전 개막/ "아름답다, 행복하다" 명작 앞 번지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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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아르전 개막/ "아름답다, 행복하다" 명작 앞 번지는 미소

입력
2009.05.2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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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한 '행복을 그린 화가 - 르누아르' 전은 온통 봄빛이다. 때이른 더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남북관계의 긴장 등 잇달아 들리는 우울한 소식에 지치고 상심한 관람객들의 표정에도 어느새 미소가 번진다.

모처럼 휴가를 낸 아빠는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그림을 잘 보여주려고 힘든 목말태우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손을 꼭 잡은 채 말없이 '시골무도회'를 바라보던 연인들은 슬쩍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짓는다. 7살 아들을 데리고 전시장을 찾은 김민경(34)씨는 "평소 장난기가 많은 아들이 집중해서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풍요롭고 밝은 르누아르의 작품을 보고 나니 마치 마음이 정화된 것처럼 편안하다"고 말했다.

전시의 출발은 2층 연둣빛 전시실이다. "아름답게 그려야 한다"는 르누아르의 예술 철학과 연보를 읽은 뒤 방향을 틀면 세 작품이 나란히 관람객을 맞는다. 르누아르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기도 한 '그네' '시골무도회' '햇살 속의 누드'다. 그림 속 여인들의 모습에서 "일생은 끝없는 휴일"이라는 르누아르의 말이 떠오른다.

르누아르가 사랑한 가족의 초상을 지나, 여성의 이미지 섹션을 감상한 후 3층으로 가면 르누아르가 말년에 집중했던 욕녀(浴女)와 누드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르누아르는 고대 신화 속 장면을 재해석해 지상낙원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어서 르누아르와 그의 화상들, 풍경화와 정물화, 후배화가 알베르 앙드레가 그린 르누아르의 모습이 펼쳐지고, 마지막으로 르누아르의 데생 실력을 보여주는 종이 작품 섹션으로 전시가 마무리된다.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 보다 쉽게 전시를 이해할 수 있다. 40여분이 걸리는데 평일엔 하루 6번, 주말엔 5번의 전시 해설이 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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