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명박 대통령께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고언을 쏟아냈다.
손 전 대표는 이 글에서 "고인을 떠나보내는 국민들의 좌절과 슬픔을 존중해 달라"며 "민심 잃은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마지막 책무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더 이상의 국민 희생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이어 "이제 국민의 비판이 어디에 연유하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장례식과 그 이후에 국민들의 격앙된 분노가 표출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국민을 보호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치를 앞세우지 말고, 정치가 무엇인지 돌아봐 달라"며 "그동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 달라. 더 이상의 비극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손 전 대표는 "서울역분향소에서 내 손을 잡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너무 불쌍해요'라고 통곡하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눈이 퉁퉁 붓도록 하염없이 흐느끼는 어린 여대생의 눈물은 나 같은 메마른 사람의 눈가에도 눈물이 나오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록 일개 촌부의 신분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해 하는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서 감히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끝을 맺었다.
손 전 대표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구 여권으로 합류했고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보따리 장수 같이 정치해서 나라가 제대로 되겠냐"는 비난을 받았다.
손 전 대표 역시 "무능한 진보의 전형""정치평론 그만하고 민생걱정해 달라"고 맞대응했다.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 살아 생전에는 껄끄러운 관계를 풀지 못했지만 손 전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봉하마을에 조문을 다녀 왔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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