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감산ㆍ감원 체제에 돌입했던 일본 제조업체들이 서서히 생산을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지역 수출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수출 감소폭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생산하는 도요타(豊田)시 쓰쓰미(堤)공장의 종업원을 약 20% 늘리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가동률이 떨어지는 대형차, 고급차 생산 국내 공장의 종업원 1,000명 정도를 쓰쓰미 공장으로 이전 배치할 예정이다. 역시 프리우스를 생산하는 후지마쓰(富士松)공장에서도 잔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18일 판매를 시작한 프리우스 새 모델의 주문이 발매 열흘 만에 10만대를 돌파하자 6월부터 증산에 들어가 당초 계획보다 20% 늘어난 월 5만대, 올해 전체 50만대를 생산키로 했다. 도요타 차종 중 단일 모델로는 역대 최대 생산 규모다.
혼다도 4월 국내 생산이 지난해 동월 대비 37.5% 줄었지만 국내 판매는 1.8% 늘어나 6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28일 밝혔다. 2월에 발표한 하이브리드차 인사이트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덕분이다. 혼다는 재고 조정을 진행해 지난 달 공장 비가동일이 '0'였다.
닛산(日産)자동차도 올 회계연도 상반기 생산을 지난 연도 하반기에 비해 10% 이상 증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회사가 감산 폭을 축소하면서 제철업계도 생산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최대 제철회사인 신일본제철은 자동차 부품용 강판 등의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7월부터 나고야(名古屋), 야와타(八幡)제철소 등의 가동률을 70~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평균 가동률도 50%에서 60~70%로 상승하게 된다. 현재 가동하지 않는 고로 2기는 다른 고로가 완전 가동하는 시점에서 재가동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본 재무성이 전날 발표한 4월 무역통계에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1% 감소해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45%를 넘었던 감소폭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경기 부양 정책 등의 영향으로 플라스틱과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의 수출이 늘면서 대중국 수출 감소폭은 25.8%에 머물렀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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