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철학자이자 수필가인 김태길 전 대한민국학술원 회장이 27일 오후 1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충북 충주 출신인 고인은 도쿄대 법학부를 중퇴하고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미 존스홉킨스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 건국대, 연세대를 거쳐 1965년 서울대로 옮긴 후 86년 정년을 맞을 때까지 교수로 일했다.
고인은 한국 윤리학의 체계를 세운 철학계의 원로로 평가 받는다. 이론뿐 아니라 실천적 방법론을 고민한 학자이기도 하다. 고인은 특히 "윤리학은 실천문제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원리의 해명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87년 철학문제연구소를 개설하고 계간지 <철학과 현실> 의 발행인을 맡아 왔다. <한국윤리의 재정립> <직업윤리와 한국인의 가치관> <공자 사상과 현대 사회> 등의 저서를 남겼다. 공자> 직업윤리와> 한국윤리의> 철학과>
문필가로도 활동한 고인은 <초대> <창문> <삶이란 무엇인가> <웃는 갈대> 등의 수필집을 냈다. 74년 철학의 문학화를 시도한 수필 <흐르지 않는 세월> 을 발표하기도 한 고인은 반성적 삶의 방법으로 글 쓰기를 인식했다. 흐르지> 웃는> 삶이란> 창문> 초대>
고 윤명로 서울대 교수는 고인의 회갑 기념 문집 서두에서 '명문사족의 후손다운 강직한 기질과 충청도 출신 특유의 온유한 성품, 금상첨화로 남달리 출중한 재질을 갖췄다'고 고인을 평했다.
철학문화연구소 이사장,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사, 한국방송공사 이사장, 한국수필문학진흥회 회장, 한국수필문우회 회장 등을 지냈다. 삼성도의문화저작상, 인촌상(학술부문),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고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이종순씨와 아들 도식(건국대 철학과 교수)씨 등 1남 2녀. 빈소는 건국대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2030-7901.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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