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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집단 난투극 조폭 '4개월 추적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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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집단 난투극 조폭 '4개월 추적 작전'

입력
2009.05.2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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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와 대부업체를 설립, 대형 쇼핑몰 점유권 등 각종 이권 장악을 위해 도심에서 집단 패싸움을 벌인 조직폭력배 100여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27일 서울, 인천 등 수도권에서 폭력조직을 결성해 활동중인 기업형 신흥폭력조직 2개파 108명을 붙잡아 이중 서울지역 폭력조직 두목 김모(42)씨 등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10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증거물로 이들 조폭이 상호 반대 조직을 공격할 때 사용한 야구방망이와 손도끼 등 흉기 166점을 압수하고, 나머지 조직원 50여명에 대해서도 추적중이다.

지난 1월20일 오전 5시49분께 인천 남구의 한쇼핑몰 앞 대로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녘에 갑자기 영화 '친구'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큰 길가에 멈춰선 관광버스 2대에서 검은색 점퍼차림의 조직폭력배 수십명이 몰려 나오자, 반대편에서 또 한 무리의 폭력배가 나타났다. 이들은 곧바로 각목과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죽기 살기로 '혈투'를 펼쳤다. 이중 몇 명이 소화기를 분사하자 사방은 순식간에 뿌연 연기로 뒤덮이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도로를 점거한 채 약 10분간 패싸움을 한 것은 서울 지역 폭력조직 A파 조직원 90여명과 인천 지역 폭력조직 B파 조직원 60여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결과 A파와 B파는 1,600억원 상당의 쇼핑몰 점유권을 둘러싸고 다툼을 해온 시공사와 시행사 측에 각각 고용돼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격투에 앞서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망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 등을 착용, 용역직원이나 경비원 등으로 위장하기도 했다.

특히 구속된 두목 김씨는 지난 1월 폭력사태에 앞서 조직원들을 집결시킨 뒤 '이권 현장은 우리가 접수하고 우리가 지킨다. 후배들은 명령대로 움직인다'는 내용의 행동강령을 발표하는 등 새로운 폭력조직을 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 분석과 현장 탐문 등을 통해 피의자들의 신원을 파악한 뒤 4~5개월간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을 샅샅이 뒤져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조직폭력배를 전국재개발 사업 등 이권 다툼에 투입하기 위해 합법을 가장, 경호회사 법인을 설립한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각종 이권 갈취 행위로 조달한 폭력조직의 운영 자금을 몰수하기 위해 자금 흐름도 함께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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